개화(開花)를 준비하는 야생화들

오늘도 야생화를 찾아 산에 오른다.

몇 차례 산과 골짜기를 오르내렸더니 지난밤 술자리의 피로가 발걸음을 잡아챈다.

지난 산행때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을 야생화들 모습이 궁금해 힘겹지만 다시 걷는다.

봄비가 간간이 내렸던 며칠 사이에 산의 색과 모습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달라져 있다.

오늘은 만개한 야생화들 보다 봄을 준비하는 꽃들 위주로 모아 보았다. 

감둥사초?  애기감둥사초? 확실한 이름은 모르겠다.

   산 중턱에 이르니 뾰족하게 싹을 틔운 사초가 검은 꽃대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저 검은 꽃대에서 무수히 많고 작은 노란색 꽃이 피어나게 될 것이다.

먼지버섯

   요 며칠 봄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버섯류가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모양이다.

   먼지버섯의 둥글게 부풀어 있는 부분에 포자가 담겨 있는데 살짝만 건드려도 

   먼지와 같은 포자가 뿜어져 나온다. 빗방울에 맞아 포자를 분출하는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자연다큐멘터리를 경이롭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ㄴ 겨우내 얼어 붙어있던 계곡에도 봄이 찾아왔다.

   얼음 녹은 계곡물은 햇빛에 반짝이고 바위틈 이끼도 푸르름을 되찾았다. 

 

ㄴ 건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건 뭐?

현호색

  반가운 봄 손님이다.

  큰 나무 아래에도 보이고, 돌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경사면에도 보인다.

  작년에 이어 변함없이 싹을 내어준 현호색을 만나니 꽃없는 잎마저도 반갑다.

  아직 꽃대는 보이지 않지만 넉넉잡아 열흘 정도면 꽃을 피우지 않을까 싶다.

솔이끼

  바위에 붙어 자라는 솔이끼도 봄비를 흠뻑 머금어 저장해둔 모양이다.

  저장해둔 힘이 상당했는지 잎사귀 끝까지 물이 올라 싱싱한 푸르름을 뽐낸다.

  살며시 손으로 쓰다듬어 보니 싱그러움이 손끝에서 시작하여 가슴까지 번져왔다.

산괴불주머니

  작년에 사진으로 담아와서 pc에 올려보니 꽃이 너무 징그럽게 보였다.

  그 후 몇 번이나 다시 찍고, 또 찍었어도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결국 올리지 않았다.

  올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막 올라오는 새순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린다.

  접사한 꽃이 징그럽게 보이면 앞으로는 조금 멀리 떨어져서 찍는 방법으로 바꿔봐야겠다.

연복초가 아닐까? 하고 담아오긴 했는데 자꾸만 자신이 없어진다.

   좀 더 확실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칙칙한 낙엽 속에서 돋아난 연두빛 환한 새순의 모습이 예쁘고,

   이 예쁜 모습이 앞으로 피어날 꽃에 대한 기대를 더 하게 만든다.

지금 좋은것 보다 앞으로 다가 올 것이라는 희망이 좋을 경우가 많다.

꼭 만나야 한다는 기대찬 마음이 있어 기쁨이 배가 되는 경우는 더 많다.

지금은 비록 새싹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며칠후면 필, 꽃에 잔뜩 기대가 간다.

이렇게 미리 찾아 두니 든든한 보험을 들어둔 것 처럼 마음이 푸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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