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선생님도 감탄해 마지 않은 우리집 뒷산 인왕산...
옆 집 아저씨가 등산로 입구를 알려줘서 4년 만에 첨으로 인왕산에 올랐을 때,
오른지 10분도 안되서 정말 멋진 조망에..이렇게 훌륭한 산이 우리집 뒷산이라고..하며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삼사분 더 오르니 왼쪽으로 산 속의 작은 마을이 나타나서 또 한번 깜짝 놀랐었습니다.
산 봉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쪽은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복작복작 정신이 없는데
한 쪽은 동그랗게 숲에 쌓이고 마을 안으로는 차가 들어 올 수 있을까 싶게 좁은 길...
이 마을 사람들이 지하철을 탈라믄 산길을 내려 와야겠다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오랫 동안 그 마을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어느 날 인왕산 샛길 탐험을 하다 발견한 약수터에서 그 마을의 이름을 알았습니다.
"개미마을"
순간 이름이 참 귀엽다 싶다가 문득 좀 가슴 아프다하는 생각이 들었죠.
대충 지어 놓은 듯한 집들, 밖에 나와 있던 간이용 화장실들, 한 눈에 봐도 궁색해 보이던 마을..
누가 지었는지 이 이름이 약간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도꾸도꾸산악회를 하면서 인왕산을 찾은지 반년쯤 되었나..
올해 들어 운동도 할겸 매일 산에 오르려고 작정을 하고 인왕산엘 올랐더니 개미마을이 없어지고 있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곳만도 대충 열개 이상의 집들이 있던 자리였는데 휑하니 건축 자재들만 쌓여있습니다.
개미마을에는 도꾸 아가들이 참 많았습니다.
담도 울타리도 없던 집들이라 한 집에 두서너마리씩은 도꾸 아가들이 있었지요.
마지막으로 올랐을 때 바로 아래 사진 오른편에 있던 집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누렁이 아가들도 있었는데...
주인들은 그 아가들을 다 데리고 함께 이사를 갔을까요???
전에 눈 오던 날 올랐던 인왕산...
몽삼형제 델꾸 다니느라 사람들 잘 안 다니는 샛길을 찾아 오르는데
하얀 눈밭에 나 있는 이 발자국들이 자꾸 도꾸들 발자국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요즘 우리 동네에 개똥이 많이 생겨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누가 개똥을 안 치우나했는데 며칠 전에는 동네에서 털이 완전히 시커매진 도꾸를 두 마리나 봤어요.
그제는 꼬모군 델꾸 산에 올랐다가 등산로가 아닌 숲 속으로 도망가는 누렁이도 봤고....
바로 산 봉우리 하나만 넘으며 이렇게 정신 없는 세상인데...
그 봉우리 하나 넘어 오는데 십분정도 걸리는데...
그 조용하던 개미마을에 살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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