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광대한 해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해양은 무엇이던 버려도 다 수용할 정도로 넓고, 그 자원은 아무리 잡아내어도 풍성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양에서 생명이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십 수 억년 동안 이러한 기대는 어김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수백년 사이에 그렇지 않다는 징후를 곳곳에서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어떤 곳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않고 어떤 곳에서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해안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차차 줄어가고 있다.
환경과 생물이 조화를 이루는 해양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해양은 우리가 기대하는 많은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할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해양이다. 반대로 생태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가 바다에 기대했던 모든 것을 잃을 것이므로 생태계 안정성 즉, 생태계내의 깨끗한 환경과 생물다양성의 유지가 중요하다. 지구상에서 지난 수백년동안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산업혁명 이후 눈부신 산업의 발달이다. 결국 해양생태계 파괴와 해양생물 서식지의 유실은 인간의 활동에 기인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제는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우리는 산업발달과 함께 발전해 온 과학과 기술에 훼손된 생태계의 회복 또는 복원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남획은 인구 증가로 인한 단백질 요구량의 증대로 수산물의 대량생산이 필요하였고, 기술의 발전으로 대량생산을 위한 수산업의 대형화와 기계화가 가능해 생긴 문제이다. 수산업은 유용한 종만을 집중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어 남획이 이루어지면 대상종의 생물량이 점차 감소하다가 결국 멸종하게 된다. 많은 종이 이로 인해 사라졌고, 또 다른 수많은 종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북대서양에서는 18세기부터 대대적인 포경업이 시작되었으며, 19세기 말에는 대서양 참고래들이 사라졌고,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포경업 자체가 북대서양에서 없어졌다.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blue whale)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국제포경위원회는 1986년에 포경업을 금지시켰지만, 태평양에서는 여전히 다수의 고래 종류가 멸종될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 나라의 쥐치어업과 조기어업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거쳐 사양화하였다. 인간에 의한 집약적인 어획에 기인한 작은 생태학적인 변화가 대상 생물체뿐만 아니라 주변 생물들에게도 엄청난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
해양생태계에 피해를 입히는 여러 유형의 오염현상들이 있는데 이들을 대별하면 다음과 같다. 매립이나 간척에 따른 육상 기원의 물질이 바다로 직접 유입되거나,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일정량의 육상 기원의 토사의 유입이 저지되면서 일어나는 생태계의 변화이다. 매립이나 해안 건설에 의한 해저지형의 변화는 해류를 변화시키고 퇴적상과 수질을 변화시켜 결국 생물군집의 종조성과 서식밀도의 변화를 야기하여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심이 얕은 해안을 토지로 만들고자 하는 매립공사는 한꺼번에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소실시켜 공사해역의 생태계를 일시에 파괴한다. 해안 서식지의 상실은 일차적으로 해양생태계 구조를 변화시키고 자원을 감소시키는 정도에서 그치겠지만 향후, 어떠한 문제로 발전할지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다.
남해안의 바위해안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백화현상 - 회백색의 산호조류가 해안에 우점하게 되어 일반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성게나 전복 등의 생산량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은 식물상의 변화가 수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이다.
살충제나 기타 화학물질로부터 나온 지속성이 큰 오염물질들 - DDT, TBT, 농약성분 등은 분해가 잘되지 않아 극미량이라 하더라도 생물체내에 농축이 되고 이것이 먹이연쇄를 따라 다른 생물들에게까지 확산된다. 특히 유생이나 독성물질에 민감한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이어서 해당 개채군에 큰 영향을 미치게 한다.
유류오염은 주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사고에 의한 것이다. 유조선이 좌초하거나 침몰하여 탱크에 저장된 기름이 유출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피해의 규모가 방대하고 사고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유류에 오염된 해역에서는 상당기간 어업을 할 수 없으며, 유류의 잔재물이 퇴적물에 잔류하고 독성물질들이 수년간 생물체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쳐 생태계가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인구증가와 산업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많은 에너지원을 필요하게 되고, 이러한 지속적인 요구는 발전소의 규모와 수를 늘게 한다. 특히 발전용량이 많은 핵발전소는 대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하고 냉각계통을 지나는 동안에 데워진 물이 바다로 유입되어 열오염을 야기시킨다. 수온의 변화는 발전소 주변해역의 종조성을 변화케 하고 계절적으로 생물체들이 온도내성의 상한에 머물고 있을 때 고수온이 덮쳐 치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치사 온도가 되지는 않더라도 수온의 증가는 생물의 생리작용이나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밖에도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오염의 영향은 중금속이나 방사능물질, 해양투기, 대기오염에 따른 간접 영향이 있으며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오염이 점점 심해지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류큐열도의 여러 산호초는 이곳에 침입한 생물의 번식이 불과 이삼십년 사이에 산호초 생태계를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하였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류큐열도뿐만 아니라 전 남태평양에서 확산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증대되고 있다. 원인생물은 불가시리류의 일종으로 왕가시불가사리이며, 성체는 직경이 무려 50cm가 넘는 대형 종이다. 산호가 죽고나면 산호를 기반으로 하여 살던 모든 생물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고 결국 황량한 바다가 되고 만다. 외국이나 외부로부터 유입된 이러한 외래종이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여 많은 문제를 제기한 예는 무수히 많으며, 외래종이 유입될 때는 기생하는 기생생물도 함께 오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남해안에서 진주담치라고 하는 종은 본래 남유럽이 원산인 종으로 19세기에 일본에 들어왔고, 다시 한국으로 옮겨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종은 내만을 중심으로 우리 나라 전 연안으로 서식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어 감시를 통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생태계에 우려할 정도로 심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7, 18세기 이후의 일이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과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가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많은 증거와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해양생태계 파괴의 원인은 모두 인간이 제공한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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