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러시아에서 구조된 작은 소년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자연에서 생활해온 이 소년의 나이는 10살 안팎이며, 사람을 물고 할퀴는 등 전형적인 늑대의 습성과 행동양식을 보였다. '이 아이는 다년간 늑대들과 함께 야생에서 살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모글리의 상황이 현실이 되어 우리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러시아의 늑대소년, 구조된 다음날 병원을 탈출하였다.

 

'버려진 인간아이를 야생동물이 입양해서 키운다' 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이미 '타잔'과 '정글북'을 통해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책과 영화같은 허구성의 미디어 매체이고, 실제로 그러한 삶을 살아온 사람을 만나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타잔과 모글리처럼 동물에게 입양되어 야생에서 살아온 아이들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다만, 그들이 타잔과 모글리처럼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뿐이지...

 

이렇듯 동물에게 양육되어 야생에서 자란 아이들을

아생아, Feral Child, Feral Children 라고 부른다.

 

 

페럴 차일드의 기록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실제 야생아는 많아봤자 서너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그러나 그 수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날조된 자료와 오래되어 불확실한 자료도 없잖아 있겠지만 역사속에서 꽤 많은 야생아가 존재해왔다.

 

초대 Feral Child의 기록은 기원전 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리의 젖을 먹고 자라, 후에 고대 로마의 건국자가 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전설이 그것이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Romulus and Remus

 

이러한 신화 외에 좀 더 실질적이고 사실적인 기록이라 함은 1344년에 발견한 베터라우의 늑대소년들과 1659~1669년 리투아니아의 곰소년 조셉등이 있다.

 

물론 이밖에도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기록이 존재하고 있으나, 그 문헌들이 모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 사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나 자료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1946년 붙잡힌 시리안 가젤소년

진실한 기록인가, 날조된 위증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나'는 존재한다

 

갖가지 루머와 그 진위여부가 불확실한 채로 신화와 역사의 단편에서 가려져 있던 야생아가, 대중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20년 인도의 미드나포르에서였다.

 

8살과 2살로 추정되는 이 소녀들은 마을 인근의 늑대굴에서 발견되었다. 늑대에게 키워진 소녀들은 이후 인간세계로 돌아와 각각의 이름을 얻으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Feral Child로써 그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늑대소녀 카말라와 아말라 이다.

 

Kamala and Amala

 

발견 당시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행동과 생활양식은 문명사회의 인간과 현저하게 달랐다.

 

이들을 지켜본 혹자는 카말라와 아말라가 흡사 늑대의 마음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그러했다. 둘은 네 발로 걷고 늑대처럼 짖고 날고기만 먹으며, 인간을 할퀴고 공격했다. 정말 늑대처럼 행동한 것이다. 더우기 말도 할 줄 모르고 인간의 감정도 거의 없었다.

그저 야생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본능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세상은 이들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아부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말라는 구조 뒤 1년만에 숨졌고, 카말라는 9년이라는 지루한 시간과 각고의 노력 끝에 간신히 보통아이처럼 살아가나 싶었지만, 그녀마저도 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단명하고 말았다.

 

이처럼 문명사회의 적응이 부른 비극은 비단 카말라와 아말라 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후, 줄줄이 구조되어 사회의 품에 안긴 야생아들은 카말라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야생성을 갖추고 있었으며, 주위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속칭 '인간세계'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리랑카의 원숭이소년 티사, 루마니아의 강아지소년 트라이안

 

feralchildren.com 웹사이트에 등록되어 있는 Feral Child의 일부

양부모도 원숭이부터 시작해 개, 늑대, 곰, 표범 등 다양하다.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야생소녀, 옥사나

 

일명 Monkey Boy 라고 불리는 존, tv에도 출연한 유명인사로

그는 문명사회에 완전히 적응한 몇 안되는 야생아 중 한명이다.

 

통계에 따르면 야생아의 과반수가 발견된지 10년을 채 넘지기 못하고 사망한다고 한다.

즉,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유아기부터 계속 되어온 영양결핍, 질병과 외상,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탓 등이다.

 

그러나 구조된 후 급격하게 바뀐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받는 스트레스도, 그들의 이른 죽음에 크게 한몫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나를 놓아주세요

 

간신히 구조되어 보호시설로 옮겨진 야생의 아이들 중에서도, 간혹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란 바로 '탈출'이다.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며 어떡해서든 보호소부터 벗어나려고 기회를 엿보는가하면

아예 대놓고 돌아가게 해달라며 눈물로써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단순히 공포심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건지

진심으로 야생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말은 쉬워서 좋다, '동물과 함께 살아간다'... 라...

자기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어린아이가, 그 험한 환경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모진 고생을 하며 살았을 것임을 누구나가 다 안다.

 

자, 그렇다면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아이들이, 구조후에도 환경변화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또 한번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그저 두 손 놓고 구경만 해도 되는 것인가?

그들을 위해서, 그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인간사회에 머물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진정한 배려라는 말인가?

 

행복이라는 것의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들을 문명사회에 억류시켜 되든 안되든 인간적으로 개화시키는 것이 진리인가? 그게 아니라면, 행복의 주체인 본인의 뜻에 따라서 그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옳은 길인가?

 

그렇다면 비인간적이며, 험난하고 위험한 생활로 -야생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야생아들에게 우리가 알려줄 수 있는 행복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일까?

 

인도 러크나우에서 1954년에 구조된 늑대소년 라무

문명사회로 넘어온 뒤에도 사람을 두려워했으며

동물원의 늑대를 보며 가장 행복해 했다고 전한다.

1968년 병원에서 사망했다.

 

'날 보내줘요'

2001년 칠레에서 떠돌이개들과 함께 생활해온 악셀

그는 구조된 후 5개월만에 보호소를 탈출했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이 인간임을 인지하는 것.

아마도 야생의 아이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동물의 행동양식을 지니고 있는 인간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일까?

 

인간이 동물의 생활방식을 익히고, 그 모든 습성을 갖추었다고 해서 온전하게 동물처럼 살아갈 수 있을리가 없다.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이 사람의 본질이나 속성을 따라가지 못하듯, 야생아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인간이다.

 

야생에서 어찌어찌 살아왔다고 쳐도 그 내막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동물의 습성을 인간의 몸으로 표현하면서, 야생아들은 뛰어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치고, 극복할 수 없는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온 것이다.

 

완전한 동물도, 완전한 인간도 되지 못하는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

환경에 의해 닫혀버렸을 뿐,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정신의 세계에서 그렇게 끊임없는 의문과 불신을 지니고 살아간 것이 아닐까?

 

구조되어 문명사회에 발을 딛든, 구조되지 않고 야생에 남은 채로든 간에...

 

 

 

나는 어딘가에서 모글리를 키우고 있을 양부모들에게

그냥 아무렇게나 중얼거린다... 사람의 아이를 부탁한다...

 

Kamala

 

 


꼬마 니콜라 엔젤아이 백씨네박씨네 손끝으로 만드는 행복 와이에이치j21 내 손으로 만드는 인형 칼리스타 구두패션연구소 건축의 끝 사탕베게와구름솜
이 글의 관련글
2주간 인기글
  • 기장흙시루 야생화농장(HitPoint : 328point)
  • 윗도리를 입은 듯한 홍가슴개미 사진들(HitPoint : 260point)
  • 진주 수목원(HitPoint : 174point)
  • 홍성초 들꽃 도감(HitPoint : 145point)
  • 트랙백 주소 :: http://gapyeongwildgarden.co.kr/trackback/614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