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장터

강원도 > 평창군 > 봉평면 기간 2008.2.2 ~ 2008.2.2 (1일) 컨셉 장터 찾아 떠나기...
여행팁
1. 봉평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섭니다.
2. 장터에서 사먹는 수수부꾸미와 메밀총떡이 맛나요.
3. 강원도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세요.
4. 직접 만든 손두부와 메밀가루도 맛나요.

벌써 한 달도 넘게 지났구나.

2월초, 혼자서 양떼목장을 가봐야지 결심하고 나서는 길...

가만 생각해 보니 2일이다. 분명 장이 서는 날인 것 같은데...

찾아보니 봉평장이 서는 날이다. 정선장과 같은 2일, 7일장이 서는 곳!

아...작정하고 가려고 하는 날은 장날이 아니더니, 우연히 나선 날은 장날이구나.

'봉평' 하면 떠오르는 건, 뭐니뭐니 해도 '이효석'과 '메밀꽃'이 아닐까?

그러면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봉평장이 연상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겠지...

네비게이션에 '봉평장터'를 치니 나온다. 신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면' 단위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래도...장터의 볼거리와 그것을 가꾸려는 주민들의 노력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다른 장터에 비해 봉평 장터의 어르신들은 각종 언론매체 혹은 사진 찍는 사람들에 익숙해졌는지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이야기를 걸어도 별 거부감이 없으셨다.

포즈도 자연스레 취해 주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스스럼 없이 해주시는 모습이 무척 정겹고 기분 좋았다.

여행만 아니라면 장을 다 보고 싶을 만큼 맘에 드는 특산물들.

그리고, 오미자 엑기스, 아주까리 기름, 각종 차와 씨앗, 곡식들까지...

사실 오늘날 농촌은 노인들만 남아 있고, 수입의 근원은 농산물 뿐인데, 수입 개방과 더불어

점점 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니 이렇게라도 장터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5일마다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모이기도 한다.

'메밀꽃 필 무렵' 김선달도 이렇게 살아갔을까?

자신의 맡은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신한양행 30주년 기념, 전국통신판매'라는 글자를 내걸고 시계와 귀금속을 파는 아저씨,

콩나물을 길러 파는 아주머니, 열심히 산더덕을 깎고 있는 아주머니, 난로로 몸을 녹이는 아저씨,

둔내장에서도 뵈었던 튀김집 아저씨.

그러고 보니...장터 사람들은 4일 일하고 하루 쉬는 시스템이란다.

나름대로 자신의 구역이 정해져 있어 그 장터만 돌아야 한단다.

많진 않지만 하루 3~5천원 정도의 자릿세를 내고 장사를 하며 자식을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사실 장터를 옮겨 다니며 지내다 보니 밥을 사먹기도 지겹고, 대부분 도시락을 싸와서 드시고 계셨다.

진짜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총떡과, 수수부꾸미의 맛은...안 먹어보곤 모른다.

열심히 사진 찍으며 할머니와 얘기도 나누고, 배고파서 저렇게 두 개를 시켜 먹었는데...한개를 더 주셨다. 덤으로~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옆엔 직접 만들어 오신 손두부도 팔고 계셨다.

한 모에 3천원인데 너무너무 크고, 맛도 어찌나 꼬소한지~

난 두부 한 모와 도토리묵 한 모를 샀다.

내가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 여동생분이 부산 동래구청 앞에서 막국수집을 한다며 가보라고 하신다.

함 가봐야지 하면서 아직 못 가봤다.

암튼, 장터에 가면 이런 것들은 꼭 먹어야 한다.

참나무 숯불에 구운 김은...사서 집에 와서 먹어보니, 정말 맛이 다르다.

아저씨가 "김 떨어질 때쯤이면 우리집 김이 생각날 거에요." 했는데, 정말 그랬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여기 YTN에서 촬영왔어요~SBS, MBC, 6시 내고향에서도 촬영하는 김이 왔어요~!!"하며

너스레를 떠신다. 그리곤, 저렇게 깜찍한 포즈까지~

역시나...부산에 가면 식물원 매표소 직원이 자기랑 친한 친구라며 '봉평장에 김 굽는 아저씨' 이름을 대면

아마도 무료로 입장시켜 줄 거라고 하신다.

사실, 식물원 입장료가 얼마 해서가 아니라(얼마 하지도 않지만), 그렇게라도 연결고리를 찾고

잠시 왔다가는 길손에게 마음 열고 얘기를 나눠주시는 게 고맙다.

이젠 예전처럼 "뻥이요~!!"하는 소리는 사라지고, 호루라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뻥튀기를 기다리고, 꺼내고...아저씨는 아마도 장터를 돌아다니시며 이렇게 기다림의 시간으로 살아오신 건 아닌지...

명절을 앞두고 생선전도 구워서 팔고 있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술빵까지~

그리고,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가게들.

유난히 친절했던 장터 사람들,

그리고 그곳의 어르신들과 나눴던 많은 이야기들,

맛난 음식들, 그 속에 묻어난 시골 인심...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고, 볼 곳도 많다고 느꼈다.

이제 메밀꽃을 따라...이효석의 흔적을 따라...문학 기행을 떠나 볼까?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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