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흩날리는 목요일에
모기 알레르기 치료하러 병원에 잠시 들렀습니다.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니 병원 갈 시간조차 없어서 참고 지내다가
이제 겨우 장마 기간을 이용해 가려움증 치료에 나선 것입니다.
같은 동네 사는 동갑내기께서 주문하신 책(제 책이죠 뭐.^^;)을 드리러
물향기수목원에도 잠시 들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공짜로 이용했던 외부 주차장이
드디어 아파트 공사장으로 바뀌는 바람에 이제는 무료주차가 어려워졌으니
앞으로는 주차비 아까워서 물향기수목원에 자주 가지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그래봐야 3000원인데 왜 홈그라운드 주차비는 아까운 건지요. ㅎㅎ
방문자의 집에서 모처럼 롱다리미녀를 뵈니 반갑더군요.
역시 사람은 가끔 봐야 반가운 모양입니다.
날이 나쁘지는 않길래 혹시나 해서 가져온 카메라를 꺼내
렌즈를 닦고는 촬영에 나서보기로 했습니다.
'도루박이'가 도로 땅에 박히는 장면이 하도 재미있어서
그거나 담고 있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하는 수 없이 추천촬영장소 쪽으로 피신했습니다.
털부처꽃은 미처 따라오지 못한 채 비에 젖고 있었습니다.
하필 비 오는 날에 소개받았던 여자가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는요, 비오는 날이 제일 싫어욧~!"
물론 비 오는 날을
필요 이상으로 좋아하는 인간이면 환자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비 오는 날이 제일 싫다는 사람과 비 오는 날에 만나서
마음에도 없는 호구 조사를 하며 함께 있는 것도 고역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비 오는 날이 싫지는 않은 저는 비 오는 날이면
오히려 바닷가나 물향기수목원에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추천촬영장소 주변에는 '갈풀'로 보이는 풀들이 제법 자라 있었습니다.
사용하는 용어 자체가 일반적인 식물에서 쓰는 용어와는 사뭇 달라서
구별하기가 어렵고 학습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몇 가지 동정한 게 더 있지만
섣불리 올렸다간 쪽팔릴 수 있으므로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부턴가 이 쪽팔리다는 말이 방송에서 공공연히 쓰이더니
이제는 대통령도 쓰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와 약간 다른 종류일 수 있다고,
이곳을 지나면서 늘 생각하곤 합니다.
바닥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싱그럽게 자랐습니다.
호습성식물원 가는 길에는 '땅채송화'가 노란 웃음을 웃습니다.
저보다 좋은 장비를 둘러멘 분이 다가오더군요.
그래서 꼭 만화책에 나오는 천재박사와 같은 캐릭터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뭘 그리 열심히 찍냐길래 왜떡쑥으로 보이는 걸 찍는다고 했더니
자기 같으면 모르고 밟고 지나갔을 것을 용케 찾아내서 찍는다며
자신의 렌즈를 들이댔습니다.
혹시 이게 직업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냥 취미라고 거짓부렁으로 답했다가
취미치고는 너무 깊게 아는 것 같다고 해서
거의 준직업이나 다름없다고 수정해서 말했더니
그럼 도감 같은 것도 내고 그러냐고 해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거짓말 했다고 온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엄마한테 혁대로 디지게 맞은 이후로
거짓말 비스무레한 것을 말하려 하면 으레 가슴부터 뜁니다.
그게 교육의 효과라는 거겠죠.
요즘은 애들을 너무 때리지 않습니다. ㅎㅎ
'밭뚝외풀'로 보이는 것들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동정하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곤 합니다.
'애기땅빈대'를 찍어 크게 해서 보면
열매에 주름 같은 것이 잡혀 있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최진규 선생님께서 브라질의 아마존까지 가서 채취하고 그랬답니다.
그 옆에서 자라는 석류풀이 어쩐지 좀 낯설다 싶어서 찍던 중,
뿌리잎이 돌려난 것을 발견하고는 정말로 신종 또는 미기록종이 아닐까 싶어
바지 다 버려가며 열심히 찍었습니다.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잎이 7개까지 나는 '큰석류풀'로 판명났습니다.
병원에서 타온 약을 먹으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에서 신기하게 해방되더군요.
하지만 무쟈게 졸려서
어제와 오늘 아침까지 세상 모르고 퍼질러 잤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쉬는 날로 선포하고 글이나 올립니다.
이제 약 끊고 정신 차려서
어딘가에 숨어 있을 풀꽃나무들을 찾아 또 방황을...
어느덧 벌써 7월입니다그려...
꼬마 니콜라 엔젤아이 백씨네박씨네 손끝으로 만드는 행복 와이에이치j21 내 손으로 만드는 인형 칼리스타 구두패션연구소 건축의 끝 사탕베게와구름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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