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게 어려운거야, 어려운게 두려운거야?"


나는 스틱스를 건너 땅을 걸었다. 주욱 아무것도 없는곳을 걸었지만 배고프지 않았다. 어느순간 배가 고팠을때쯤 도시는 나를 반겼다. 과연 이들은 스틱스가 가깝게 있다는것을 알까?

나는 그 도시에 다가갔다. 하지만 도시는 나를 반긴채 더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아무리 걸어도 도시에 가까워 지지 않았다. 나는 지쳐 넘어졌다. 이제 태양도 지고 달이 떴다. 사막도 아니고 넓은 초원이다. 이곳에는 어떤 동물이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난 아무런 동물도 발견 할 수 없었다.

"이봐 비켜주겠어?"

나는 흠칫 놀랐다. 나는 소리가 들려온 내 손을 바라보았다. 나는 땅에 손을 짚고 있었는데, 그 손 옆으로 개미가 있었다. 그 개미는 하나의 행렬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길게 이어질것 같은 줄이었다. 어두워서 많이보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쭉 한줄로 이어진건 보였으니까.

"음, 그래."

나는 손을 비켜주었다.

"고맙군. 이봐, 그럼 하나만 더 도와주지 않겠어?"

나는 물었다.

"무얼?"

"우리가 들고오고 있는 이것. 우리에게는 너무 크지만 너에게는 크지 않을거 아냐. 작은 빵쪼가리라고.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떨어뜨리고 지나갔어."

"응."

개미는 앞장섰다. 나에게는 열걸음, 스무걸음 정도 되는 거리에 있었다. 빵쪼가리는 내 손바닥 만했다. 별로 무겁지 않았다. 당연했다. 나는 배고팠지만 이것들이 개미의 양식이라 생각하고나서는 생각지도 않았다. 개미는 다시 앞장서서 자신들의 개미집 앞으로 갔다. 나에게는 멀지 않았지만 그들에게는 얼마나 먼 거리일지 상상도 하지 못할것 같다. 그들은 너무 작았으니까.

"이런. 미안하지만 그 빵쪼가리를 잘게 부수어서 이곳으로 떨어뜨려줘. 우리집의 입구가 너무 좁군. 나만하게 잘라서 주면 고맙겠어."

"그러지."

나는 잡념도 없애고 생각에 잠길겸 빵을 부수기 시작했다. 작은 조각이지만 더더욱 작게 부수는 만큼 많은 조각이 나왔고, 그로인해 시간은 퍽 오래지나갔다.

"고마워, 친구."

"친구?"

개미는 당연하다는듯 대답했다.

"너는 우리를 도와줬잖아. 인간들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아. 우리는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없거든. 하지만 넌 우리를 도와줬어."

"너희가 인간들의 친구가 될 수 없는건 아냐. 다만, 인간과 개미가 친구가 되는것이 어려운거지."

"뭐가 어려운거지? 전혀 어려울거 없잖아. 같이 대화하고 같이 지내는것만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는거야."

"인간은 자신과 다른것을 좋아하지 않거든."

"왜지?"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과 다른것을 무서워하지. 그게 설령 안전하고 무섭지 않은것이라고 해도 자신과 다르다면 다가가는것을 어려워 하는거야."

"너희는 무서운게 어려운거야?"

"아니."

"어려운게 무서운거야?"

"아니."

"그럼 뭐야. 인간이란 그렇게 어렵게 살아야 하는거야? 다른것에 다가가는게 무섭다는거야?"

"그래. 인간은 다른것에 다가가는게 무섭지. 그리고 다가가는게 어려워."

"아마.. 인간은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없을거야."

"그래. 인간은 마음의 벽을 가지고 있어. 마음의 벽. 마음의 문이 아냐. 벽이기 때문에 열고 닫을수가 없지. 그건 스스로 열수도없고, 누가 열어줄 수도 없어. 그리고 마음의 벽 때문에 누구에게도 다가가는걸 힘들어하지."

개미는 으쓱였다. 아니, 으쓱였을 것이다. 이해를 못한 눈치였으니까. 하지만 그는 확실하게 물었다.

"그럼 너는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온거야? 처음부터 궁금했지."

"나는 인간이 아니니까."

"인간이 아니라면 뭐지?"

"나는 존재하고 싶은 비존재적 존재야.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게된 가상의 존재."

"개미에게는 하기 어려운 말 같아. 그럼 인간이 아니라는거구나."

"그래."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런데 넌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목적을 지녔을것만 같아."

"그래. 나는 내 자아를 찾고있어."

"자아? 그건 누구보다 찾기 쉬운게 너일텐데."

나는 물었다. 땅에 얼굴을 대어서라도 그에게 다가가서 묻고 싶었지만 그렇게해서 대답을 들을것 같지는 않았다.

"너는 자아가 어디에 있는 줄 아니?"

"적어도."

"자아는 어디에있니?"

개미는 웃었다.

"히힛. 내가 인간을 이긴것같아서 기분이 좋아. 하지만 이런걸보고 이겼다고 하지는 않지?"

"자아는 어디에 있냐니까?"

"음.. 적어도 너는 자아를 잃어버리거나 버린적은 없겠지?"

개미는 이말을 하고는 자신의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마 저 집에는 무수히 많은 개미가 살테지. 나는 개미의 대답을 천천히 생각했다.

나는 자아를 잃어버린적도, 버린적도 없었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과연 자아라는게 존재할까?

나는 개미와 대화하기위해 앉아있었다. 나는 다리가 저린것을 느끼고 일어났다. 그리고 내 눈앞에 도시가 존재한다는것에대해 매우 놀랐다. 나는 왠지 저렇게 큰 도시속에서도 작은 그들만의 도시에 사는 개미만큼의 대답을 얻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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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킬킬. 이번에 내가 하고싶은말이 전해졌을지 모르겠네. 적어도 가장 주 사건이 되는 자아찾기 때문에 이 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이 잘 드러나지 못한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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