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바라기 꽃을 아시나요?

언젠가 그녀가 했던 말이다.

해바라기. 해바라기....

누구나 다 아는 꽃.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단 한 송이 밖에 존재하지 않는 아름답고 당당하고 외로운 꽃.

"님프......, 당신이 아무리 나를 사랑해도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처음에 생겨난 것은 '님프'로 부터 였지.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따라다니고 내가 다니는 길만을 바라보고.

하지만 '님프'의 사랑이 거짓이였다는 것을 알아버린 후로는 '님프'가 가식적으로 보이고 가증스러웠다.

그래서 그 님프가 '꽃이 될 때까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지.

그래........그 님프가 시작이였어. 님프가 죽자 나를 사랑하는 사람 중 '진심'인 사람만이 그 님프처럼 나를 바라보고

사랑했지만......눈길을 주지 않자 죽어버리고 해바라기가 되어버렸지.

수년간 오로지 한 송이만 태어나고 죽고.

그 동안 나는 눈길을 주지도 않았고 사랑하지도 않았다. 내 맘에 차지 않은 가증스럽고 가식적인 존재들이였으니까.

하지만....그녀만은....그녀만은...!!

"달랐는데...!"

- ....풋. 그런 말로 절 웃게 만드는 거예요?

- 아....폴론님....

작은 농담이라도 놓치지 않고 희미하게 또는 활짝 웃어보이던 그녀였고 그런 그녀가 좋았다.

내 눈 앞에는 생전의 그녀와 죽어가는 그녀가 보인다.

고통스러워한다.

아파한다.

그런 그녀를 구해주지 못했다.

그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녀와는 너무 멀리 떨어진 지하에 가 잔치를 즐겼다.

내가 갈 때 쯔음에 그녀가 지하에 온 것을 알고는....

- 아폴론님...........

정말 심장이 떨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정액과 피.

입술을 찢겨져 있고, 목에는 시퍼런 밧줄 자국이 있었다.

온 몸이 피투성이라 봐도 좋으리만큼.

강간을 당하고 폭행을 당하고 고통스럽게 죽어갔다는 것을 그녀의 눈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그녀는 그저 묵묵히 하데스에게 갔고.

내 손에서 멀어져 갔다.

- 미안...해요....아폴론님......

그녀가 내 옆을 스쳐가며 구했던 용서.

무엇이 미안하다는 것이였을까.

- 그래도.. 여태까지처럼 행복하세요.

나는...

네가 있어서 행복했던 것인데. 너를 어떻게 잊으라고.

너를 어떻게 잊냐고.

나는 잊을 수가 없는 데.

잔치에 참여하고 그 다음날에 너와 함께 살겠노라고. 사랑하노라고. 그리 말 할려고 했는데.

잡지도 못하고 놓쳐버린 이 행복을.

너를 구하지 못하고 놓쳐버렸는데.

- 사.......해요.

조그맣게 들렸던 너의 그 고백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행복했는데.

그녀가 죽은 그 자리로 급히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

도저히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잘려지고 짖이겨진 그녀의 모습이 대지에 흘러들어가며 그 자리에..

그녀가 좋아하던 해바라기 꽃이 피어났다.

- 해바라기 꽃을 아시나요?

- ........

- 저는 해바라기 꽃이 참 좋아요. 당당하고. 아름답고. 단 하나만을 위해 살아가잖아요. 그래서 전 해바라기 꽃이 참 좋아요.

- .......

- 저도 나중에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오르지 못할 나무라 해도. 언젠가는 오르게 될테니까요.

- .......

아직도 그녀의 시신만을 생각하면, 살아 생전의 그녀가 어느날 내게 고백했던 말이 떠오른다.

왜....그 말의 의미를 좀 더 일찍 눈치채지 못했을까.

---------

그냥 쓴 거.<

뭐랄까. 역시 나는 즉흥적인 글쓰기가 더 좋다는 생각이 확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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